소니 XM5 대신 3만 원짜리 QCY H4 사용 후기 – 싼게 비지떡?

어제는 정말이지 징글징글한 하루였습니다. 수율 문제로 아침부터 SAP 데이터 들여다보며 씨름하다가, 2시간짜리 콜에 들어갔는데 하필이면 애지중지하던 소니 WH-1000XM5 배터리가 바닥을 보이고 있더라고요. 급한 대로 백팩 한 구석에 처박아뒀던 4만 원대 QCY H4를 연결했는데, 콜하는 동안 역시나 차이가 느껴지더라구요.

제가 원래 막귀인데도 불구하고, 제품이 나빠서가 아니라, 40만 원 가까이 주고 산 소니와 이 녀석의 체급 차이가 생각보다 크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라인에서 원가 절감이라면 지긋지긋하게 겪는 입장이지만, 소비자 가전 시장에서 벌어지는 이 무지막지한 하드웨어 상향 평준화와 접근성이라는 부분에서 많이 놀라웠습니다.

QCY H4와 앤커 사운드코어가 무너뜨린 ANC의 기술 장벽

사실 2~3년 전만 해도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은 소니나 보스(Bose) 같은 메이저 브랜드의 전유물이었습니다. 소음을 실시간으로 분석해서 반대 파형을 쏴주는 로직 자체가 상당한 연산력을 요구하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리얼텍이나 BES 같은 칩셋 벤더들이 이 ANC 알고리즘을 칩 하나에 묶어서 엄청 싸게 뿌리고 있습니다. QCY H4 같은 제품들이 3~4만 원대라는 말도 안 되는 가격에 -40dB 수준의 소음 차단을 구현하는 건 제조사가 잘해서라기보다, 핵심 칩셋의 단가가 그만큼 낮아졌다는 뜻이기도 하거든요. 디자인이나 이런게 대부분 메이저 제조사를 따라하다 보니까 이런 부분에서 제품개발에 대한 비용도 더 적을거기도 하구요.

QCY H4 헤드셋 사진
QCY H4 – 나쁘진 않지만, 가격만 빼면 성능은 완전 혜자다

실제로 제가 사무실 소음이나 타이핑 소음을 비교해 보니, 소니 WH-1000XM5가 고주파 소음을 더 매끄럽게 잡아주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대화 소리나 지하철 소음 같은 중저역대에서는 앤커 사운드코어 Space Q45 정도만 돼도 성능 차이를 체감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엔지니어링 측면에서 볼 때, 이제 하드웨어적인 ‘성능’은 임계치에 도달했고, 남은 건 브랜드 로고와 디자인뿐이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입니다.

사실.. QCY H4의 성능은 차치하고, 디자인은 좀 가격이 티가나긴 해요..

에디파이어와 앤커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추격하는 영리한 방법

최근 가성비 시장의 흐름을 보면 에디파이어(Edifier) WH950NB앤커 사운드코어 리버티 시리즈의 행보가 눈에 띕니다. 이들은 단순히 가격만 깎는 게 아니라, 소니나 젠하이저가 공들여 만든 ‘사용자 경험’을 아주 교묘하게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전용 앱에서 지원하는 LDAC 코덱 설정이나 개인 맞춤형 EQ 튜닝 기능을 보면, 과거의 깡통 같은 중국산 제품들과는 궤를 달리합니다.

소니 WH-1000XM5 화이트 헤드셋의 사진
소니 XM5 헤드셋 – 역시 이쁘고 좋다

특히 앤커의 경우 멀티포인트 연결 완성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사이를 오갈 때의 딜레이나 끊김 현상이 소니의 최신 펌웨어 버전보다 쾌적할 때도 있더군요. 반도체 패키징으로 치면, 메인 칩셋은 범용을 쓰더라도 그 주변 회로와 펌웨어를 얼마나 잘 튜닝하느냐가 제품의 급을 결정하는데, 가성비 브랜드들이 이 부분에서 상당한 노하우를 쌓은 것 같습니다. 이제 소비자들이 “굳이 애플 에어팟 맥스에 70만 원을 태워야 하나?”라고 자문하는 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성능은 평준화되었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디테일’의 한계

물론 QCY H4베이스어스(Baseus) 제품들이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는 건 아닙니다. 종일 헤드셋을 써야 하는 제 입장에서는 장시간 착용 시의 피로도가 가장 큰 차이로 다가옵니다. 소니 XM5나 보스 QC 울트라 같은 제품들은 이어패드의 압력 분산 설계나 소재의 복원력이 확실히 좋습니다. 반면 저가형 제품들은 한두 시간만 지나도 귀 주변이 뻐근해지거나, 플라스틱 이음새에서 찌걱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등 마감의 한계가 명확하더라고요. 저같은 경우는 머리 두상이 긴 편인데, 정수리쪽이 아픈 제품도 있구요..

또한, 통화 품질은 여전히 넘기 힘든 벽입니다. 소니의 빔포밍 마이크 기술과 AI 알고리즘은 시끄러운 공사장에서 통화를 해도 목소리를 잘 잡아내지만, 앤커나 QCY는 주변 소음을 목소리와 함께 뭉개버리는 경향이 강합니다. 비즈니스용으로 헤드셋을 찾는 분들이라면 결국 다시 소니나 보스로 돌아가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죠. 하지만 오직 음악 감상과 출퇴근길 소음 차단이 목적이라면, 2026년 현재 가성비 제품들의 가성비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 Insight Notes:

소니 WH-1000XM5 대비 QCY H4의 노이즈 캔슬링은 약 80~85% 수준까지 따라왔습니다. 막귀라면 구분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 10만 원대 초반에서 가장 추천하는 모델은 앤커 사운드코어 Space Q45입니다. 연결 안정성과 앱 편의성이 메이저 브랜드와 거의 대등합니다.
– 통화 업무가 잦다면 가성비 브랜드보다는 마이크 성능이 검증된 보스(Bose)소니의 플래그십 라인을 유지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이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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